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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책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 칼잽이는 있었으나 영웅은 없었다.

오늘 개봉한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을 보고 오는 길이다.
출연진은 황정민씨(황정학), 차승원씨(이몽학), 한지혜씨(백지), 백성현씨(견자). 무슨 영화인지도 잘 모르는 채 '황정민', '차승원'을 보고 바로 예매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다.

 

먼저.. 이영화의 배경은 1592년 임진왜란이다. 그 당시의 조선. 영화가 역사적인 사실을 그대로 그리지는 않지만.. 배경을 알고 보면 영화가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

1)붕당정치 - 동인과 서인으로 당파가 갈려 서로 정권을 잡기위해 싸우고 있었다. 동인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서인은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 나약하고 유약한 선조는 이들에 휘둘려 왕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일본군의 상륙전까지 이 문제로 싸워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2)조선의 병력 상황 - 200년간 큰 전쟁없이 평화기가 지속되어.. 훈련상태가 엉망이었고, 무기상태도 엉망이었다.
3)정여립의 난 - 정여립은 조선 중기의 사상가이다. 두뇌가 명석하고 통속력이 있었다고 한다. 동인의 편에 서서 관직에 있다가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 후에 대동계를 조직하고 왜구를 격퇴하여 명성을 높였다. 1589년 거사를 모의, 반군을 서울에 투입하고 일거에 병권을 잡을 것을 계획하였지만 이 사실이 알려져 관군에 의해 포위되었고.. 자살하였다. 이 후로 동인에 대한 대대적인 박해가 시작되었고 수천명의 동인의 인사들이 숙청되었다. 기를 기축옥사라고 한다.

이 영화속에서 주인공들인 이몽학과 황정학은 정여립의 사람들이다. 영화에서 정여립이 죽고난 후에.. 이몽학과 황정학은 대립하게 된다. 그리고 이몽학에 의해 아버지가 죽임을 당한 견자와 이몽학의 여인 백지. 이들을 통해서 영화는 그려졌다.

영화를 보고난 후기를 몇글자 적어보면..ㅎㅎ

허무한 결말.

이 영화를 보고 난 직후에 글쎄.. 기대를 너무 해서 그런지 썩 재미있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결말이 좀 허무했다.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 와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결말이었다. 결말이 허무해 지다 보니 영화의 방향성이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광기가 느껴지는 캐릭터, 그 느낌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 훌륭한 배우들.
차승원씨와 황정민씨를 보고 예매한 영화였는데..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몽학, 황정학.. 이 캐릭터들을 이만큼 살려낼 수 있는 배우들이 또 있을까 싶다. 차승원씨의 눈속에 아른거리는 광기.. 흰 백의에 붉은 피를 묻혀 나가는 그의 모습은 너무 무서웠다. 그리고 황정민씨의 목소리와 웃음소리에 묻어나는 광기.. 황정민씨의 연기.. 정말로 훌륭했다.-_-b


영화를 살려낸 액션.
한국영화 치고는 박진감이 넘치는 액션 씬. 이몽학의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잔인한 칼과 황정학의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해 보이는 칼. 이몽학과 황정학의 대결은 영화를 절정으로 이끈다. 눈을 감은 채 칼싸움을 해 나가는 황정학은 정말이지 멋졌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눈 먼 스승에게 칼을 가르쳐 달라는 바보같은 제자.
이들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티격태격 한다. 칼을 가르쳐 달라고 대드는 견자와 견자를 사정없이 두드려 패는(?) 황정학의 모습은 계속해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ㅋㅋ


칼잽이는 있었지만 영웅은 없었다.
이 영화에 영웅은 없었다. 어쩌면 그래서 허무하다고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보통 영화를 보면 누군가는 승리하는게 보통이다. 누군가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헐리우드 영화가 그렇고 한국영화도 마찬가지이다. 관객들은 멋지게 성공하는 주인공을 원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영웅은 없었다. 비극의 시대가 낳은 사생아들 뿐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영웅이 없는 쪽에 가깝다는 사실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쓰다보니 장황하게.. ~_~;; 영화를 보고 난 직후엔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꽤나 괜찮은 영화였다. 단지 내가 익숙했던.. 기대했던 방향의 영화가 아니라서 조금 실망했던 것 같다 >_<;; 아직도 대사들을 생각하며 영화를 곱씹고 있는데.. 처음엔 알지 못했던 차 맛을 알아가는 느낌(?)이다.

 


혹시 영화를 보신 분들은 한번 생각해 보세요ㅎㅎ
1.
이몽학과 황정학의 대결에서 황정학은 이몽학을 벨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황정학의 칼은 그를 베지 않았죠. 후에 같은 상황이 반복되죠... 견자와 이몽학의 대결에서 이몽학은 견자를 벨 수 있었지만 이몽학의 칼은 견자를 베지 않죠. 왜 베지 않았을까요? 잘 모르겠군요..ㅎㅎ

2. 지는 해는 왕을 상징합니다... 이몽학은 떨어지는 해를 쫓아서 갔는데 지는 해를 쫓아간 이몽학은 구름이냐 달이냐.. 구름은 뭐고 달은 무엇인가요.. 고전문학에서 보면 구름은 항상 해를 가리죠.. 구름은 보통 부정적인 것들을 상징합니다. 달은 무엇일까요.. 제 생각엔 달은 아마 구름에 가려진 진정성... 가치 같은 걸 의미할꺼라고 생각합니다.

3. 견자는 꿈이 없었죠. 견자는 원수를 갚으로 떠났고.. 결국 원수를 갚죠.. 그 후에 견자는 무슨 생각을 했을 까요? 그는 일본군을 향해 돌진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성장한 견자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구르믈 버서난 달.. 아닌가요?ㅎㅎ


며칠 후면 아이언맨2 가 개봉한다. <영웅이 없는 영화 vs 영웅의 영화> 대결이 될 것 같다. 워낙 주변에 아이언맨2 를 보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이 흥행에 성공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자야겠다.. 졸립다ㅎㅎ 예약해놓고 자야지.. >_<

친구가 아이언맨2를 보고 왔네요ㅎㅎ
http://alphawolf.tistory.com/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