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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하루는

고마웠던 10주간의 집단상담을 마치며..

집단 상담 광고용지를 본 건.. 개강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였다. 개신문화회관에 군것질을 하러 갔다가 빵을 먹으면서 광고용지를 봤던 기억이 난다..ㅋㅋ 그때 그걸들고 상담소로 찾아가서 신청해 버렸다.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나는 자아증진 프로그램에 들어가기로 했다.

첫날.. 내가 상담실에 들어갔을 때 다들 어색하고 불편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8명정도의 인원이었고.. 리더인 김수현 교수님은 인상이 조금 까칠해 보이셨다.(하지만 좋으신 분이라는 걸 금방 알게되었다ㅋ) 우린 3명씩 조을 지어서 서로를 소개하고.. 나중에는 자기 조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그런 프로그램으로 첫주를 열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떨리기 마련이다.

그 후로 쭈~욱 진행된 상담에서.. 우리는 서로에 대해 점점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자신의 상처나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더 친해졌다. 10주동안 진행된 상담에서 중간에 그만두고 나가버린 사람들도 몇 있었지만 끝까지 함께했던 혜련, 은정, 민희, 빛나, 재영이 형 그리고 나 이렇게 여섯은 10주라는.. 꽤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상담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느낀건.. 역시 첫인상이나 외모를 가지고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말아야겠다는 점. 누구나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고..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는 행동이 그런 상처때문일 수도 있다는거. 그리고 나의 상처를 밖으로 들어내 보인다는게 얼마나 어렵고 용기가 필요한 일인가 하는거..

눈물.. 한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때 서러워서 울먹거렸다. 굉장히 하기 힘든 이야기였고.. 듣고 있던 사람들도.. 나도 눈물이 났다. 아마 그 친구는 가장 들어내보이기 힘든 상처를 우리에게 보였던 것이리라.. 하지만 일단 밖으로 꺼내버리면 한결 가벼워진다. 펑펑흘려버린 눈물 만큼 가벼워 졌을 거다. 우린 그 친구를 안아주고.. 다독거려주고.. 우리의 방식대로 위로해 주었다.

고민이 생각보다 간단하고 가벼운 문제일 수도 있다. 일단 꺼내놓으면 다른사람들이 정리해주기도 하고..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명료해 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우리들끼리 이야기를 했다. 사실상 리더의 개입은 별로 없었고.. 가끔씩 어떤 방향만 제시해 주는 역할을 했다.
1:1 상담은 좀더 심층적이고 깊은 이야기를 할 수있는 반면에 집단상담은 한명한명 그런식으로 상담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수의 팀원으로 부터 받는 공감이나 교감이 주는 바탕은 집단상담만의 크나큰 장점이다. 내가 이야기를 할 때 굉장히 편안한 느낌을 받았고.. 그런 분위기는 서로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이 사람들은 나를 지지해주는 내 사람들이다.. 라는 느낌? 또 나의 생각을 표출해주면 그에대한 다른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거.. 내가 생각했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을 알게됨으로써 좀더 세상을 그리고 사람들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상담을 하고나서 리더가 하고 싶어졌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 듣는게 좋다. 비록 도움은 못될지라도.. 리더로 키워주는 프로그램도 있을까?